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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줄거리와 리뷰

by 통통한 통통이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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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면서도 재밌는 책을 보게 됐어요

표지도 예쁘고 제목도 신선해서 눈이 안 갈 수가 없더라고요.

특히 전개방식이 독특해서 이건 어떤 책이다 하고 정의 내리기 어려웠어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작품이에요.

거두절미 하고 바로 소개할게요.

 

 

 

<물고기는 존재한지 않는다>의 줄거리

 

 

물고기는-존재하지-않는다-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저자가 일곱 살 때 아빠에게 물어요. 인생의 의미가 뭐냐고요. 과학자였던 아빠는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고 삶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해요. 이후 저자는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워 자살을 시도하며 방황해요. 그러다 대학에서 곱슬머리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 남자와 결혼하며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던 행복한 시간을 보내요. 하지만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저자를 떠나요. 스스로 자신의 안식처를 걷어찬 저자는 충분히 뉘우치면 언젠가는 그가 다시 돌아올 거라며 혼돈의 삶을 부여잡기 위해 발버둥쳐요. 저자는 어떻게든 그 시간을 견디기 위한 비결을 찾던 중 자신의 혼란한 인생을 잠재울 한 인물을 알게 돼요.

데이비드 조던이라는 분류학자였어요. 그는 자연의 종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에 평생을 바친 어류학계의 거장이었어요. 그는 젊은 시절 루이 아가시의 캠프에 참가해요. 루이 아가시는 자연의 피조물들을 위계질서에 따라 질서있게 배열하면 그 안에서 궁극의 도덕적 가르침을 알게 되고 결국 인류가 진보할 방법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그곳에서 조던은 분류학의 의미를 찾고 신의 계획을 해독해 인류를 발전하게 할 방향을 찾게 됐어요.

조던은 분류학으로 이른 나이에 스탠포드대학의 초대학장이 될 만큼 물고기 분류에 온힘을 바친 사람이었어요. 1907년 조던의 물고기표본들이 있던 지역에 리히터 규모 7.9의 대지진이 일어나요. 실험실에 있던 물고기 표본들은 대부분 깨져서 물고기와 유리병에 붙인 이름들이 분리되었죠. 무려 30년의 인생을 바쳐왔던 결과물이 엉망이 되었지만 조던은 물고기의 살에 직접 물고기의 이름을 꿰메 붙여가며 당시의 시련을 극복해내요. 조던은 이 대지진 이후 에세이를  펴냈는데 저자가 이 에세이를 찾게 돼요. 그리고 그 에세이에서 운명의 형태를 바꾸는 것은 사람의 의지라는 문장을 읽게 되죠. 그동안 자연이 만들어놓은 질서를 발견하는 것이 인간의 일이라고 말해왔던 조던이 운명의 형태를 사람이 바꿀 수 있다고 한 말은 그동안의 자신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은 말이었어요. 조던은 시련 속에서 자신마저 속이려는 걸까요.

조던은 자연의 질서로부터 인류의 진보시키는 데 인생을 보냈어요. 그는 인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월한 개체들끼리 후손을 남겨야 한다는 우생학을 신봉하기에 이르고 그 이론을 법제화하는 데 애썼어요. 실제로 인디애나주에서 이 법이 통과되었고 이후 여러 주에서도 합법화되며 2000년대까지 이 법이 남아있었어요. 그가 열등하다고 생각한 개체는 누구였을까요. 문란한 여성, 멕시코, 이탈리아, 일본 이민자 자녀, 성적 전형에서 벗어난 남녀,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 흑인 여성 등이었어요. 미국에서 이런 일을 행해졌다는 사실에 저자는 경악했고 다시 혼돈에 빠져요.

그러나 저자는 민들레 법칙을 찾아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임을 알아내요. 민들레는 누군가에겐 잡초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간 해독제이자 눈 영양제이며 화가에게는 염료이고 나비에게는 생병을 유지하는 수단이기도 하잖아요. 저자는 다윈의 이론도 우생학자들에 의해 오독되어져 왔다는 것을 알게 돼요. 사실 다윈은 종의 다양성을 중요시했다는 것을요.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불쾌한 특징이 종과 생태계에는 이로울 수도 있으며 생물을 나누는 데에는 한 가지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짜 다윈의 생각이었죠.

그의 사후인 1980년대에 생물을 나누는 분기학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등장해요. 많은 과학자들이 이에 동의했고 지금은 일반적으로 이 분기학으로 생물의 종을 나눠요. 분기학의 관점에서 보면 어류는 존재하지 않아요. 물에 살고 비슷하게 생겼다고 어류로 묶지 않는다는 거죠. 그럼에도 세상의 많은 이들은 아직도 어류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인류는 천동설을 버리고 지동설을 택할 때 우주를 얻었어요. 우리는 물고기를 버리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저자는 말해요. 진짜 세상을 얻게 된다고. 저자는 곱슬머리 남자를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자신을 웃게 하고 마침내 자신을 살게 한 어떤 여성을 만나요. 그녀는 자신이 그리던 인생은 아니지만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해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리뷰

저자는 개인적 비극을 과학적 사실로 그리고 사회적 질문과 답으로 자신만의 결론을 이 책에 쏟아내요. 이 책이 과학 서적으로 분류되었다고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하게 한 가지 분야에 국한된 내용은 아니예요. 책 한 권에 참 많은 과학적 연구와 사회적 시사점과 개인의 비극과 희극이 혼재되어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요. 뭔가 교훈도 얻게 되고 몰랐던 생물학적 지식도 얻은 것 같고 사회적 편견과 개인의 드라가 이 책 안에 다 들어 있어요. 내용이 다양한 만큼 사람들에게 호불호도 갈리고 논란도 있지만 과학적 사실을 서술할 때도 마치 소설처럼 글이 술술 잘 읽히게 잘 써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어요. 확실히 저자는 이야기꾼임에서는 확실한 것 같아요.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관점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우리는 다른 세상을 경험하기도 하고요. 나는 노란색 안경을 끼고 보지만 누군가는 초록색 안경을 끼고 본다면 우리의 세상은 당연히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겠죠. 수많은 관점으로 우리들도 나눠지겠죠. 남자와 여자, 가진자와 갖지 못한자, 피부색으로, 신념으로 다양한 조건과 관점으로 때론 포식자의 위치에 또 때론 약자의 위치에 있을 수도 있고요. 우리가 나누는 그 관점에 의해 우리는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고 때론 벗어던지고 싶은 올가미처럼 지구지굿함을 느끼기도 하고요.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지금도 여전히 저는 물고기가 있는 것 같아요. 아니, 물고기가 없어도 그냥 있다고 쳐야 편할 것 같아요.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도 인정하게 되겠죠. 저자 같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면요.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도 물고기가 없다는 걸 느낄 것 같아요.

정말 신선한 비유였고,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앞에서 수많은 스토리적인 장치가 있어서 머리가 즐거워지는 독서였어요.

관점이 변화하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소설이었어요.

저는 다음에도 도움이 되는 리뷰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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