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s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줄거리와 리뷰

by 통통한 통통이 2022. 12. 14.
반응형

서점 하면 떠오르는 분위기가 있죠.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도 개인이 운영하는 독립서점도 공통적으로 그 안에는 편안함이 녹아 있어요. 서점에서는 벽면을 가득 메운 책과 그 공간에서 책을 넘기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하나의 재미가 되죠.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도 그런 편안함이 감돌아요. 바로 리뷰를 시작해 볼게요.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줄거리

 

어서오세요휴남동서점입니다-표지
출처: 교보문고

 

 

휴남동 주택가 골목길에 서점 하나가 문을 열어요. 사람들은 서점 특유의 분위기에 이끌려 서점을 방문하지만 서점의 주인 영주가 눈물을 흘리거나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점점 발길을 끊어요. 영주만의 공간을 침범하는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겠죠. 영주는 한동안 책만 읽으며 몇 안 되는 손님들을 맞아요.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고 영주는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아요. 영주에게는 말 못 할 사연이 있었고 그렇게 스스로 슬퍼할 시간들을 자신에게 준 것이었죠. 그 시간을 보내고 영주는 자신이 다시 건강해졌음을 느껴요. 영주는 서점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빈 책장을 채우고 SNS에 서점의 일상과 정보를 올리죠. 예민한 사람들은 이런 낌새를 느끼기 시작했고 손님들도 점점 늘어가요. 

 

소설에는 다양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해요. 영주가 고용한 바리스타 민준은 취준생이에요. 계속되는 낙방에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그는 부모님의 기대를 받고 있지만 취업이라는 넘어지지 않을 벽을 두 팔로 미는 듯한 마음으로 살아가죠. 휴남동 서점에 커피를 납품하는 로스팅업체 대표 지미는 남편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곤 해요. 집안일에 무관심하고 자신과 소통하지 않는 남편에게 불만이 많거든요. 하소연을 듣던 민준은 한번 가족이라고 해서 계속 가족일 필요는 없다는 말을 해줘요.

 

단골손님인 희주는 사춘기 아들 민철이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 민철이는 사는 게 재미없다며 의욕 없이 살아가고 희주는 영주에게 아들의 독서 지도를 부탁해요. 영주는 민철이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독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방향키를 점검는 일이라며 서점 사람들과 소통하도록 도와줘요. 서점 구석에 앉아 매일 명상을 하는 정서는 계약직으로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말을 믿었지만 끝내 계약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 아픔이 있어요. 그 마음을 달래 보려 서점에서 명상을 하는 거였죠. 정서는 영주와 지미와의 속 깊은 대화를 통해 자신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느끼며 마음속 응어리가 풀어져요.

 

휴남동 서점에서는 작가를 초청해 독서모임을 해요. 작가로 초청된 승우는 삶이 공허해 한국어 문장 공부을 열심히 하다가 문장 교정 관련 책을 펴냈죠. 그의 담백한 글을 좋아하는 영주는 승우와 좋아하는 사이가 되지만 영주가 과거에 겪은 상처로 인해 연인으로의 발전이 순조롭지 않아요. 이런 저마다의 고민들이 사람들 간의 소통으로 하나씩 해결이 돼요.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리뷰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어요. 이 책에 바로 그런 사람들이 나와요.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 어딘가 동네에서 봤을 만한 캐릭터들이기도 하죠. 고민이 있으면  누군가가 내게 소설 속 인물처럼 조언해줬을 것 같아요. 어쩌면 마음속에 이미 있던 답을 누군가로부터 들은 것뿐일지도 모르죠.

등장인물들은 다들 자신만의 고민들을 안고 살아가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스스로를 발전시켜요. 뭔가 대단한 것들은 아니어도 더 나아지기 위한 시도 자체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있어요. 살다 보면 정답은 늘 바뀌어요. 예전의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닐 수도 있죠. 소설에서 이런 말이 나와요.

 

책을 읽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밝아진다고 하잖아요. 밝아진 눈으로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요. 세상을 이해하게 되면 강해져요. 바로 이 강해지는 면과 성공을 연결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강해질 뿐만 아니라 고통스러워지기도 하거든요. 책 속에는 내 좁은 경험으론 결코 보지 못하던 세상의 고통이 가득해요.

 

저도 이런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아는 게 탈이라고 아는 게 많아질수록 삶은 더 불행해지는 것 같기도 해요. 어쩌면 많이 배우지 못한 시골 할머니가 나보다 더 진리에 가까운 삶을 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세상을 알고 싶어서 이런저런 책을 읽어봐도 잠깐 읽었다는 성취감이 스쳐갈 뿐 마음은 더 텅 빈 것 같을 때가 있어요. 사실 이렇게 지식이 쌓여가도 여전히 삶은 어렵게만 느껴지기도 하고요. 뭐, 신기하게도 맛있는 거 먹고 나면 이런 생각은 사라지고 오늘도 이만하면 괜찮았다고 되뇌게 되죠. 그게 인생인가 싶기도 하고요. 요즘 이런 힐링 바이브가 가득한 책이 유행이긴 한가 봐요. 인기 있는 책 중에 이런 느낌의 소설이 많네요. 사람들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대인가 봐요. 이 유행도 언젠가는 끝날 테니 지금은 이 분위기를 즐기려고요. 읽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을 것 같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였어요.

 

 

 

주인공 영주는 민철에게 대충 아무 일이나 했는데 그 일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고 말해요.

미리 고민만 하지 말고 작은 정성을 다해보면 어느 새 내가 바뀌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꼭 솔직하고 정성스럽게 해보라고. 

이 말이 우리 인생에 대한 해답 같았어요.

저는 다음에도 도움이 되는 리뷰로 찾아올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