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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줄거리와 리뷰

by 통통한 통통이 2022.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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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 그런가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찾다가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소설을 집어들었어요. <불편한 편의점>이에요. 아시아 국가 8개국에서 번역되어 출간되었고 대만에서는 번역된 소설 중 1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외국에서도 이 소설의 인기가 대단한가 보네요. 따뜻한 감성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불편한 편의점> 리뷰해볼게요

 

 

 

<불편한 편의점> 줄거리

 

출처: yes24

 

 

 

염 여사는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가다가 파우치를 잃어버린 것을 알게 돼요. 그녀는 언제 잃어버렸는지 곰곰히 기억을 되집어가다가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돼요. 전화는 서울역에서 자신의 지갑을 주웠다는 말이 어눌한 어느 사내였어요. 염 여사는 다시 서울역으로 가서 그 사내로부터 파우치를 돌려받게 되죠.

 

그 사내는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고 있었고 알코올성 치매로 자신이 누구인지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였죠. 자신의 본명도 몰라 사람들이 불러주는 독고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오랜 시간 말을 하지 않아 말도 더듬고요. 독고는 염 여사가 주는 사례비를 거절하지만 염 여사는 어떻게든 보상하고 싶어 청파동 구석진 곳에 위치한 자신의 편의점으로 독고를 데려가요.

 

염 여사가 운영하는 편의점은 always. 염 여사는 독고에게 도시락을 건네며 앞으로도 배고플 땐 언제든지 찾아와 새 도식락을 먹으라고 말해요. 그 뒤로 독고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저녁 8시가 되면 편의점을 찾아가요. 폐기될 도시락을 먹기 위해서요. 새 도시락을 주겠다는데도 그는 굳이 폐기될 도시락을 먹으려는 거였어요. 염 여사의 편의점은 남편이 남긴 유산으로 차린 곳이었고 염 여사는 교사로 한 편생을 보내고 지금은 편의점주로 살아가는 중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야간 아르바이트 직원이 다른 곳에 취직이 되어 그만두게 되고 염 여사는 직접 야간에 편의점을 보게 돼요. 한밤 중 외진 편의점에서 근무할 직원을 구하는 건 쉽지 않았어요. 노년에 야간 일도 힘든데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술에 취해 염 여사에게 시비를 걸고 상해까지 입히고는 돈을 훔치려는 상황이 발생해요.

 

그때 어디선가 독고가 나타나고 그들을 막아 서며 염 여사를 보호해줘요. 곧 경찰이 출동해 상황이 종료되고 염 여사는 나중에 독고가 편의점에 들어오기 전에 경찰에 미리 신고했다는 걸 알게 돼죠. 자신의 지갑을 찾아준 데 이어 지켜주기까지 한 독고에게 고마움을 느낀 염 여사는 그날 야간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해요. 대신 술을 끊는 조건으로요.

 

편의점에서 일하게 된 독고는 처음엔 손님을 상대하기도 어렵고 편의점 업무도 어려워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일도 잘 해내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얻어요. 20대 취준생 주간 아르바이트생 시현도 처음엔 독고를 편견의 눈으로 보지만 성실히 물건을 정리하는 독고의 모습을 보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죠.

 

독고는 시현에게 자신에게 가르쳐 주듯 업무 내용을 유튜브에 올려보라고 조언해요. 시현은 독고의 말대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이 영상을 본 다른 편의점에서 그녀를 스카우트 해요. 시현은 독고를 통해 자신이 누군가를 돕는 일을 좋아하고 그런 일을 할 능력이 있다는 깨닫게 되죠. 시현 역시 독고에게 도움을 받은셈이었어요. 50대 생계형 아르바이트 직원 오 여사는 아예 대놓고 독고를 싫어해요.

 

그러나 오 여사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친 아이에게 자신의 돈으로 삼각김밥을 사주는 독고를 보며 싫어하는 감정을 누그려뜨려요. 오 여사에게는 집 나간 남편과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했다가 영화감독이 되겠다며 회사를 그만둔 아들이 있어요. 특히 아들과의 불통으로 답답해하죠. 여느 때처럼 오 여사는 편의점에 출근했다가 열심히 일하는 독고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말아요.

 

자신의 아들이 노숙자보다도 못하다는 생각과 어쩌면 노숙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교차되면서 감정이 북받친 거죠. 오 여사가 운 이유를 알게 된 독고는 아들에게 삼각김밥과 함께 편지를 주라고 조언해요. 독고의 조언은 효과가 있었고 아들은 오 여사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며 미안한 마음을 전해요.

 

독고는 편의점 동료들뿐만 아니라 손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쳐요. 편의점은 비싸다며 마트만 다니던 동네 할머니들에게 원플러스원 상품을 소개해주고 물건을 집까지 배달도 해줘요. 곧 동네 노인정에 소문이 나서 덩달아 매출도 올라가게 돼요. 밤마다 야외 테이블에서 혼술을 하며 하루를 달래는 경만에게도 독고는 말동무가 되어줘요.

 

경만도 독고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지만 밖에서 혼술을 하는 경만에게 온풍기를 내주는 독고의 호의 앞에 그도 마음을 열어요. 이렇다할 글을 쓰지 못하는 희곡작가 인경도 자신의 집 앞에 있는 염 여사의 편의점을 싫어해요. 원하는 상품도 없고 독고가 이상한 것 같거든요. 하지만 독고라는 캐릭터에 호기심이 생겨 매일 밤 대화를 나누게 돼요.

 

인경은 독고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쓰게 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를 준 독고에게 고마워해요. 편의점을 노리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도 그를 마뜩찮게 여기긴 마찬가지예요. 민식은 편의점을 처분하고 그 돈으로 획기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고 싶어하거든요. 독고를 내쫓고 싶은 민식은 민간 탐정을 붙여 독고의 뒷조사를 하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염 여사와 아들은 관계를 회복하게 돼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과거도 기억하게 된 독고는 자신이 사람을 죽게 만들고 그 사건으로 가족들을 함들게 했다는 것도 기억해내요. 그리고 그 죄를 속죄하기 위해 봉사를 하러 떠나면서 끝이 나요.

 

 

 

 

<불편한 편의점> 리뷰

이 소설은 전형적으로 한국인들이 좋아할 스토리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보통 사람의 시선으로 독고의 모습을 조명하다가 그의 슈퍼맨 같은 의외의 모습을 보면서 불호가 호로 급격히 바뀌게 만들죠. 따뜻한 감성의 서술은 독고와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극대화시키고요. 소설의 대부분은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으로 독고의 모습을 조명하는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요.

 

독고의 독백도 짧게 이어지고요. 소설은 처음에 굉장히 흡입력 있게 흘러가는데 뒤로 가면서 조금 느슨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거기다 어눌한 말투로 독고가 해탈한 종교인 마냥 사람들에게 솔루션을 주는 모습이 계속되어 그런 느낌이 더 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그것이 단점이 아니라 극적인 재미 면에서는 강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드라마로 만들면 딱일 것 같은 그런 느낌.  

 

제목이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것도 좋았어요. 세상은 불편한 것들로 가득한데 우리는 편의점에서 편하게 여러 가지를 해결하잖아요. 회사에서 불편해진 마음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다 편의점에 들러 내가 좋아하는 과자를 사면서 그날의 불편함을 덜어낼 수도 있고, 친구와 편의점 앞에서 간단하게 음료 한 잔하면서 하루의 불편함을 털어버릴 수도 있고, 허기진 배를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채우며 배고픔을 버릴 수도 있고요.

 

편의점에 들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과 그 수만큼 많은 감정들이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해소되고 정화되는 것 같아요.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이라는 감정이 소설 속에 녹아 있어 불편한이라는 단어의 역설이 더 많이 다가왔던 것 같기도 하고요. 소설에서 조금 아쉬웠던 건 독고의 정체를 알게 된 부분부터였던 것 같아요.

 

대리수술로 사람을 죽게 만든 것도 가족에게 못할 말을 하고 다치게 한 것도 결국 그가 저질렀던 일들이니 책임져야 했을 텐데 마지막에 봉사활동만으로 끝날 일인가 하는 색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사람의 생명에 관한 일인데 의사면허가 취소되지 않는 제도도 이상하고 사람을 죽이게 됐던 의사라는 직업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도 좀 불편하게 느껴졌거든요. 저였다면 다시는 그 직업으로 돌아가지 않는 게 죽은 사람에 대한 예의처럼 생각됐을 것 같거든요. 그럼에도 소설 전반에 흐르는 미소짓게 만드는 따듯한 감성은 최근에 읽은 책들 중 최고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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