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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의 저자와 리뷰

by 통통한 통통이 202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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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에게 필요한 덕목은 두려움, 냉철함, 잔인함이라고 이야기한 사람이 있죠

네, <군주론>의 마키아벨리예요

히틀러, 무솔리니 같은 독재자들이 그의 책을 좋아했다고도 하고

리더십의 교본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각 나라에서 권장도서로 추천되기도 해요

시대를 바꿔가며 다르게 해석되는 <군주론>에 대해 리뷰해볼게요

 

 

 

 

<군주론>의 저자

출처: yes24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인 마키아벨리라는 인물과 그 당신의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아래의 시간 흐름을 숙지하고 리뷰를 보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메디치 가문의 번영

메디치 가문이 밀려나고 공화정 들어섬

공화정 시기에 마키아벨리가 15년 간 공무원으로 근무함

메디치 가문이 18년 만에 다시 권력 잡음

마키아벨리가 반란음모로 옥에 갇혔다 나옴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집필해서 메디치 가문에 헌정함

 

 

저자 마키아벨리는 피도 눈물도 없는 무시무시한 정치철학자로 묘사되곤 해요. 그는 유럽의 약소국이었던 피렌체공화국의 제2서기국의 서기관으로 15년 동안 근무했어요. 제2외교관은 꽤 높은 위치의 외교공무원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정계에서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는 못해요. 메디치 집안을 중심으로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공직에서 추방되고 반란음모에 연루되어 감옥에 갇히기도 했거든요. 메디치 가문에서 보면 마키아벨리는 이전 정권의 부역자이기 때문에 출소 후 다시 정계로 진출하지는 못해요. 당시는 메디치 집안의 로렌초 디 피에로 2세가 메디치가의 권력을 승계받았던 때로, 마키아벨리가 외교의 최전방에서 여러 국왕을 만난 실무 경험들을 바탕으로 신생국가의 성공한 군주가 되기 위해 필요한 덕목들을 정리해 새 군주에게 가르쳐주겠다는 의미로 <군주론>을 썼어요. 그래서 마키아벨리는 이 책에 고대부터 당시까지 번영하거나 멸망한 군주의 사례를 실었어요. 세워진 지 얼마 안 된 국가를 타겟으로 집필한 거죠. 원조맛집이야 알아서 손님들이 찾아오지만 신장개업한 곳은 손님을 끌 비책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는 <군주론>의 주요 컨셉을 관용, 사랑 같은 것으로 삼지 않고 군주에 대한 두려움을 전면에 내세우죠.

<군주론>은 마키아벨리의 정치 포트폴리오이자 일종의 자기계발서라고 볼 수 있어요. 그는 서기관 시절 피렌체공화국의 중추에서 일하면서 여러 가지 외교, 내정, 군사적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군주를 위한 훌륭한 전략을 세울수 있다고 권력자에게 어필했어요. 나는 훌륭한 인재니까 좀 고용해달라고요. 그러나 이런 마키아벨리의 의도와 달리 메디치 집안은 끝끝내 마키아벨리를 고용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책을 헌정받았던 로렌초 디 메디치는 <군주론>을 읽어보지도 않았다고 전해져요. 그러나 당시 군주에게 외면 받았다고 해서 <군주론>의 가치가 폄하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정치적인 면에서 그의 지론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군주론>은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엿보이거든요.

 

 

 

<군주론> 리뷰

<군주론>은 정치학의 대표적인 고전이에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이지만 실제로 읽어보신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거예요. 고전은 책이 쓰여질 당시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시대적 상황을 알지 못하면 재밌게 읽기 어렵거든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소설이 아니지만 자신의 이론에 힘을 싣기 위해 고대와 당시의 유럽 군주들을 언급하면서 직접 구체적인 사건들을 예시로 들어요. 그만큼 역사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읽기 쉬운 책이에요.

<군주론>을 향한 비판들 중 창작 의도가 불순하다는 점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못하는 듯해요. 창작물의 가치는 그 책의 도덕적 목적과는 별개죠. 근데 막상 책을 읽어보면 아첨의 느낌보다는 자신의 철학에 대한 경험적인 논증을 하는 데 바빠요. 이론가에 가까웠다고나 할까요. <군주론>의 핵심은 왕이 국가를 경영하는 방법이고 그 핵심은 인간이 악하므로 정책을 결정할 때 정치와 윤리는 분리되야 한다는 거예요. 이 부분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책보다는 정치인의 도덕성에 더 많은 점수를 부여하는 경향을 보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한 걸 보면 도덕과는 거리가 먼 것이 인간의 본성인 것 같기도 해요. 특히 어른들의 권력놀이라고 하는 정치에서 윤리와 도덕을 논한다는 것이 무의미한 일인 것 같기도 하고요.

마키아벨리의 사상이 옳다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책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담겨 있어요. 군주에게 하는 충고 중 일반 시민들의 재산을 절대로 빼앗지 말라는 부분이 있는데 인간은 아버지가 누군가로부터 죽임 당한 일은 잊어도 자기 재산의 손실은 잘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서술하거든요. 유교적인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파격적으로 다가오는 말이죠. 아버지의 죽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재산의 손실에 대한 범죄 뉴스를 보면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씁쓸하지만 <군주론>은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에 대한 인사이트를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고전의 반열에 올라있는 거겠죠.

마키아벨리가 정치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이유로 전 그의 솔짐함을 꼽고 싶어요. 부모의 죽음보다 재산이 중요하고 도덕적이지 않더라도 도덕적으로 보이라는 주장을 하는 책사를 어떤 왕이 옆에 두고 싶을까요. 만약 마키아벨리를 책사로 둔 다면 그 말을 시인하는 꼴이 될 테니까요. 사람들은 진짜 진실을 원하지 않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진짜처럼 보이는 사실을 원할 뿐.

이 책이 메디치 가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당시의 피렌체에 이익이었는지 아니면 오히려 해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마키아벨리가 이탈리아의 통일을 원했던 관점에서 보면 피렌체와 이탈리아라는 큰 덩어리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어요. 당시 이탈리아는 나폴리, 밀라노, 피렌체, 교황청, 베네치아로 나뉘어져 있는 반면, 주변국들은 통합국가를 이루어가고 있어 다른 나라의 침략을 막아내기 어려웠거든요. 마키아벨리는 나라를 지키려면 상비군이 필요하고 그 군대를 바탕으로 이탈리아를 통일해 안정된 국가를 만들자는 뜻을 메디치가 받아들이길 바랬던 거죠. 살아생전에 그의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군주론>이 오늘날까지 정치가들과 일반인들에게 불경스러우면서도 추앙 받는 책으로 남아있다는 걸 그가 알았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사람들에게 논란이 되기도 하는 <군주론>에 대해 리뷰해봤어요

성악설과 성선성 사이에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엇갈리는 것처럼 <군주론>에 대해서도 독자들은 할 말이 많은 듯해요

사람들은 진짜 민낯을 보고 싶지 않기도 하니까요

안정된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사랑보단 두려움을 택하라는 역설이

다음 세대에는 어떻게 또 해석될지 궁금해지네요 

저는 다음에도 도움이 되는 리뷰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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