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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줄거리와 리뷰

by 통통한 통통이 202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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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하는 생각해보셨나요? 저는 해본 적이 있어요. 현재의 삶이 엄청 싫은 건 아니지만 더 좋은 선택을 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거든요. 물론 지금 좋은 선택을 한다고 해서 그게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요.

오늘 소개할 소설도 비슷한데요, 바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예요. 그럼 바로 소개와 리뷰 해볼게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줄거리

 

 

우울증이 있는 주인공 노라 시드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서 상심한 상태예요.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애인과 헤어졌으며 오빠와는 사이가 안 좋고 친한 친구와의 관계도 소원해요.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 사는 애쉬가 찾아와 반려묘 고양이 볼츠가 차에 치여 도로에 죽어 있는 것을 알려줘요.

 

슬픔에 빠진 노라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날 직장이던 악기점에서 해고되고 피아노 아르바이트 레슨에 지각하면서 그 자리마저 잃게 돼요. 그날 노라는 죽음을 결심해요. 아무 것도 되지 못하고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삶을 탓하면서요. 노라는 sns에 그 어떤 메시지도 댓글도 새로운 팔로워 신청도 없는 것마저 원망스러웠어요.

 

인스타그램 속 살맛 나는 사람들의 인생을 구경하면서 노라는 더욱더 외로워져요. 노라는 체스처럼 자신이 둔 모든 수가 실수였고 모든 결정이 재앙이었다고 느끼며 11시 22분에 펜과 종이를 꺼내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해요.

 

곧 자정이 되고 노라는 안개 속의 도서관에 도착해요. 사방이 책으로 끝없이 이어진 서가였죠. 그리고 그곳에서 예전에 다니던 학교 도서관 사서였던 엘름 부인을 만나요. 어리둥정했지만 어쩄든 노라는 그곳에 가 있었죠. 그리고 엘름 부인은 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선택을 해보겠느냐고 물어요.

 

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책들은 노라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살게 됐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삶의 이야기였거든요. 엘름 부인은 이 책이 다른 삶으로 들어가는 입구라고 일러줘요. 노라는 결국 첫 책을 들어 가장 후회되었던 순간을 되돌린 삶을 펼쳐요. 애인이었던 댄과 결혼해 작은 펍을 함께 운영하는 삶으로요. 다만 그 삶 속에서 영원히 사는 게 아니라 단지 경험하고 돌아오게 되지만요.

 

그러나 댄과의 결혼생활은 노라가 후회했던 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여전히 다른 이유로 불행했고 노라는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와요. 노라는 엘름 부인의 제안에 응하며 지난 삶 속에서 후회했던 반대의 선택을 한 여러 삶들을 경험하고 도서관으로 돌아와요.

 

노라는 자신의 삶이 되었을 수도 있는 여러 삶 속에서 성공도 하고 실패도하고 성공도 실패도 뭣도 아닌 삶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깨닫게 돼요. 그리고 노라는 자신이 삶을 끝내려고 했던 이유가 불행해서가 아니었음을 알게 돼죠. 그 이유란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믿음이었어요.

 

마지막 책에서 노라는 옆집 남자 애쉬와 결혼해 사랑스러운 아이와의 삶을 경험해요. 그리고 그 삶 속에서 진정한 행복과 편안함을 느꼈죠. 몇 주 간의 행복도 잠시 노라는 뭔가 다시 불안함을 느끼고 자신이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걸 직감하게 돼요. 애쉬와 아이랑 행복한 삶을 누리던 노라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러나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오게 되고 슬픔과 분노에 사로잡혀 엘름 부인에게 다시 방금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도서관이 무너지기 시작해요. 그때 자정에 멈추어 있었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해요. 엘름 부인은 이번에 네가 자정의 도서관에 돌아온 이유는 죽고 싶었기 때문에 아니라 살고 싶었기 때문이고, 살고 싶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란 걸 알려줘요. 그리고 살아갈 기회가 있을 때 살라고 말해주면서 만년필을 노라에게 건네요. 만년필을 받은 노라는 책에  '나는 살아있다'라고 적고 곧 도서관은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려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리뷰

이 소설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우리나라에서도 꽤 오랫동안 상위권에 머물고 있죠. 저는 이 책을 어플 윌라에서 듣고 재미있어서 다시 소설책으로 또 한 번 읽었어요. 윌라의 성우분들이 꽤 실감나게 내레이션을 해서 그런지 지금도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떠올리면 엘름 부인과 노라의 목소리가 귓가에 자동 재생돼요.

 

이 책은 굉장한 몰입감에 압도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전 오히려 천천히 빠져드는 매력이 이 책의 장점 같아요. 그래서 이 소설을 두 번 읽게 됐어요. 우울한 일 천지인 노라의 삶을 보면서 답답하기도 했지만 뭔가 삶의 어느 한 구석에 쳐박아둔 후회, 슬픔, 미련, 분노 같은 게 건들여져 노라의 마음을 알 것 같기도 했어요. 잔잔한 슬픔이 새로운 삶으로 내던져지는 상황이 흥미로워서 자꾸만 책장을 넘기게 되더라고요. 

 

소설을 읽는 목적은 뭘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소설은 다른 이의 삶을 간접 경험함으로써 인생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도구가 되는 것 같아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 감도는 우울함과 슬픔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엔 어둠만 있는 게 아니에요. 적어도 저는 고요한 따뜻함을 느꼈어요.

 

노라의 눈이 놓쳤을 뿐 노라가 선택하는 순간마다 그곳엔 사람들이 노라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들도 함께 있었어요. 노라의 시선에는 그 부분이 보이지 않으니 노라는 실패만 가득한 것처럼 보였겠죠. 마치 양자역학처럼 있으면서도 없는 상태인. 사람들은 결국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어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자기 세계에 갇혀 다른 세계를 보지 못하는 삶에서 우리는 수많은 좌절을 경험하기도 하죠.

 

결국 우리는 우리가 쳐놓은 보이지 않는 선 안에서 자신을 규정하고 다른 사람들도 마음대로 정의하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런 면이 있을 거고요. 한번은 어쩌다 일 때문에 상대방과의 전화 통화를 녹음한 적이 있었거든요. 근데 상대방이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전화를 끊고 다시 들어봤죠. 근데 이게 왠일인가요. 전혀 불친절하지 않았어요. 그 사람과의 통화 중 저는 어떤 점이 불편하게 느껴졌던 걸까요. 그 통화를 다시 듣지 않았더라면 그날 하루는 기분이 상한 채로 보냈을지 몰라요. 이렇게나 같은 상황인데도 다시 보면 제가 생각한 세계와 진짜 세계는 다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이 소설에 나오는 내가 살지 못한, 어쩌면 살았을 지도 모르는 수많은 삶들 속에는 얼마나 많은 나만의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져 있을까요. 그리고 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생각들을 오해하고 나만의 세계에만 갇혀 있는 걸까요. 도서관에 꽂힌 책들의 수만큼이나 많겠죠.

 

로라는 명성과 부가 가득한 삶을 경험하면서도 그 인생 또한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물론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에요. 그러나 우리는 사람이라는 존재이고 밥을 먹는 것만큼이나 사랑과 관심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주제예요. 절망적이었던 하루가 누군가의 웃음과 친절에 손바닥 뒤집듯 살만 한 하루로 바뀌기도 하죠.

 

노라가 '나는 살아 있다'를 쓰고 자신의 진짜 세상으로 돌아가듯 우리가 지금 여기 살아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살아가면 좋겠어요. 전 애쉬와의 결혼 생활 부분이 참 좋았거든요. 다정한 애쉬와 사랑스러운 딸.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의 위대함을 알려주는 그 부분들이 따스하게 느껴졌어요.

 

노라는 자정 후 원래의 삶으로 돌아와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까요. 우리의 크고 작은 선택마다 새로운 우주가 만들어지겠죠. 나의 작은 친절과 사랑이 다른 사람들의 세계를 바꿔 놓을 수 있을 지도 모르죠. 그게 우리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우주에 더 많은 따스함이 가득해지도록이요. 소설 속엔 우울, 슬픔, 아픔이 가득했지만 사랑도 늘 항상 거기에 존재하고 있었고 우리의 삶도 그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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